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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철 품목조직화연구소장

매년 반복되는 농산물 가격 하락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그리고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 국내외 해외에 그러한 사례는 없는 것일까? 만약 그러한 사례가 있다면 우리도 그렇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그래서 우리는 햇사레 복숭아나 뉴질랜드 키위, 호주 쌀 등의 사례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럼 어떻게 이러한 사례를 만들 수 있는지를 간단하게 알아보자.

수급은 수요와 공급을 아우르는 말이고 수급관리는 수요와 공급의 유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수급관리 대량수요처와 개별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소비지 소비홍보사업과 농업경영체나 농협 등을 공급관리로 구분할 수 있다. 그리고 소비홍보사업은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소비자 인식을 개선하고 새로운 소비문화를 만들기 위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광고 및 정보제공 사업과 시식행사, 가격할인, 덤 제공과 같이 바로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특정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추진하는 소비촉진사업으로 구분할 수 있다. 공급관리는 해당 농산업자 전부를 대상으로 하는 생산유통 자율규제와 보다 적극적으로 사업에 참여하는 특정 농산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브랜드 마케팅사업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수급관리는 개별 경영체단위에서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누군가 소비지에서는 광고 및 정보제공사업이나 소비촉진사업 등을 추진하고 산지에서는 가격이 떨어지면 공급을 줄이고 가격이 오르면 공급을 늘리기 위한 사업을 추진해 주면 좋겠지만, 이에 필요한 대규모 재원을 조달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누군가 비용을 부담해도 그 성과는 그 어떠한 비용도 지불하지 않는 경영체들도 함께 가지는 무임승차 문제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개별 경영체는 없다. 따라서 이러한 사업은 정부와 주산지 지자체 그리고 해당 경영체 전부를 당연회원으로 하는 자조금단체가 관련 법에 따른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관련 기관 및 단체와 함께 추진할 수밖에 없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해당 농산업자 전부를 대상으로 하는 생산유통 자율규제이다. 정부 또는 주산지 지자체가 일방적으로 결정한 준수사항을 해당 경영체들이 이행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자조금단체가 관리위원회와 대의원회의 의결을 거쳐 해당 경영체들이 스스로 준수해야 할 사항을 결정하고 관련 법에 따라 정부의 승인을 얻어 시행하며, 이를 위반하는 자에 대하여는 정부와 주산지 지자체가 페널티를 부과하거나 처벌해야 비로소 그 이행을 담보할 수 있는 것이다. 농업선진국과 같이, 우리나라에도 경작 (의향)신고, 출하 (의향)신고, 시장 출하규격 설정, 유통조직 지정 등과 같은 준수사항을 의무화할 수 있는 법이 있고 실제로 이 법에 따라 마늘, 양파, 인삼 등 자조금단체가 경작 신고를 의무화했다. 개인정보 보호법과 공정거래법에서 다른 법률에 따른 정당한 행위는 적용대상에서 제외함에 따라 자조금단체는 합법적으로 전체 경작지와 경작자를 파악할 수 있게 되었고 앞으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생산유통을 규제하여 공급량을 줄이면 수급문제가 해결될까? 그렇지 않다. 일정 정도는 해결할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가격이 오르면 바로 해당 농산물이 수입되기 때문이다. 시장상황에 따라 수시로 몰려드는 수입농산물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리도 수입농산물처럼 물량과 품질, 브랜드, 마케팅으로 승부를 보아야 한다. 전속출하와 유통창구 단일화, 품질관리 체계화, 브랜드 체계화, 마케팅 체계화 등 브랜드 마케팅시스템을 구축하고 낮은 가격이 아닌 품질과 브랜드, 명성으로 맞서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해야 사업으로부터 얻는 부가가치를 모두 농업인이 가질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우리는 제주 제스프리 키위 농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출하수수료 15%를 제외한 전부가 농민의 몫이다. 다른 농가의 생산량이 늘든 줄든, 다른 나라에서 수입이 되든 말든, 관계없이 항상, 다른 농가보다 2배 이상의 값을 받는다. 이러한 것이 우리 농민 모두의 바람일 것이다. 이러한 사례가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만들어지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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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한국농업신문(http://www.newsfarm.co.kr)